어린이 빈혈에 관한 모든 것
어린아이들의 빈혈은 흔한 편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가 갑자기 밥도 잘 먹지 않고 피곤함을 느끼는 경우 빈혈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빈혈은 혈액의 혈색소량이나 적혈구수 혹은 그 두 가지 모두가 정상치보다 떨어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혈액은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과 혈장으로 되어 있는데 이중에서 적혈구에 이상이 생긴 것이 빈혈이다. 빈혈은 적혈구 자체의 이상으로 생기기도 하지만 다른 질병의 영향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아이들의 빈혈은 혈색소치가 7∼8g/㎗ 이하로 떨어질 때까지는 별 증상이 없다가 피부가 창백해지고 기운이 없고, 호흡이 빨라지며 운동을 할 때 숨이 차고 맥박이 빨라지고 어지러움을 느끼게 된다. 빈혈이 더 심해지면 심장의 운동이 심해져서 확장되다가 심부전이 오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빈혈이 많이 오는 체질이 따로 있다고 본다. 소음인 체질이 바로 그것. 소음인은 엉덩이가 크고 가슴이 좁으며 목의 길이와 손발의 길이가 짧은 편이다. 대체적으로 소화기능이 약한 편.
철분 부족이 대표적인 원인
아이들의 빈혈은 철분 부족에서 오는 철결핍성 빈혈이 많다. 음식물로부터 철분 섭취가 부족할 때,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처럼 철분의 요구량이 증대되거나, 위궤양, 치질 등으로 인한 출혈, 여자아이들의 경우 월경을 시작하면서 철분이 소실되었을 때 발생한다.
어린아이들의 경우 음식물이 철분의 유일한 공급원이므로 생후 6개월 이후에도 계속 모유만 먹이면 빈혈에 걸리기 쉽다. 따라서 철분이 충분히 함유된 이유식을 4∼6개월부터 시작해야 빈혈을 예방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만성질환에 의한 빈혈, 신체 내부의 출혈에 의한 빈혈, 백혈병 등의 소아암에 의한 빈혈 등 여러 가지가 있다. 빈혈의 증상은 원인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단순한 빈혈일 경우 두통, 현기증, 복통, 메슥거림 등이 올 수 있고 심하게 되면 피부가 창백해지고 심부전 등이 올 수도 있다.
아이가 빈혈에 걸렸을 경우 일반적인 치료가 아닌, 원인에 따른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빈혈이 심한 경우 수혈을 받을 수도 있다.
빈혈이 의심될 땐 의사를 찾아가세요
일반적으로 빈혈에 걸린 사람들이 어지럼증을 많이 느낀다고 해서 어지럼증을 자주 느끼면 빈혈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빈혈은 어지럼증의 여러 원인 중 한 가지일 뿐이며, 귀 안의 미로기능 장애 또는 전정기능 장애가 있을 때나 머리 속의 소뇌 또는 뇌간에 이상이 있을 때, 그리고 어떤 원인에 의해 뇌혈류의 순간적인 감소가 발생하였을 때 어지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환자가 정말 빈혈을 가지고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하며, 빈혈이 있다면 어느 정도이고, 빈혈의 종류와 이를 초래한 원인 질환, 그리고 가장 적절한 치료법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검사 및 치료를 해야 한다.
이전에 어떤 병을 앓은 적이 있었는지 자세한 병력조사를 통해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은 다음 신체검진을 하여 갑자기 생기게 된 것인지, 자주 생기는 것인지를 알아보고 또한 유전적인 영향이 있는 것인지도 알아본다.
그리고 빈혈이 신생아기, 영아기나 유아기, 또는 조금 커서 소아기에 생겼는지를 확인한다. 다음으로 혈액검사와 말초혈액도말검사를 한다. 이들 결과에 따라 용혈검사, 적혈구내인성 검사, 골수검사 또는 혈색소 전기영동법 등의 특수검사와 다른 전신적인 질환에 대한 검사를 할 수 있다.
철 결핍성 빈혈은 빈혈약만 먹어도
치료가 가능해요
아이들에게 가장 흔한 철 결핍성 빈혈은 빈혈약을 먹거나 신경써서 식사를 하는 것으로 치료가 가능하기도 하다. 철분이 함유된 약을 먹기 시작하면 2∼4주 후부터는 헤모글로빈(Hgb)의 농도가 증가하기 시작하여, 대개 2개월 정도면 정상화된다. Hgb 수치가 정상으로 회복된 후에도 빈혈의 재발 방지와 체내 철분저장량의 충분한 보충을 위해서는 3∼6개월간 철분제제를 계속 복용해야 한다.
철분의 흡수율은 10% 정도로 아주 낮기 때문에 가급적 속이 비어 있는 상태에서 복용하도록 하지만 메스꺼움, 구토, 식욕 부진, 복통 등의 부작용이 생길 때가 종종 있다. 이런 증상들이 심하게 나타나면 식사 직후에 복용하는 방법, 1일 복용량을 나누어 먹는 방법이 추천된다.
또한 철분제 투여 전후 1시간 이내에 녹차, 덜 익은 감, 우유, 제산제 등을 복용하면 철분 흡수율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철분제제 복용시 치아에 색소가 침착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으며 변의 색이 흑색으로 변하기도 하는데 몸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니다.
빈혈 치료는 빈혈의 종류뿐 아니라 같은 종류의 빈혈이라도 빈혈의 정도와 환자의 연령에 따라 그 치료법이 다를 수 있으므로 보다 자세한 치료법에 대해서는 소아과나 혈액내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빈혈에 걸렸을 때는 이렇게 돌보세요
1. 반드시 진단을 받은 후에 빈혈약을 먹인다
빈혈이 있다고 먼저 수혈을 하거나 빈혈약(경구용 철분제)을 복용하는 것은 빈혈의 원인을 감추어 버려 정확한 진단을 지연시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급성출혈에 의한 빈혈이 확실한 경우이거나 혈압이 떨어지고 맥박수가 빨라지는 것과 같은 심각한 상태가 아닌 한 그 원인을 정확히 밝힌 후 필요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2. 잡곡밥을 먹인다
잡곡밥은 빈혈을 치료하는 데 좋은 음식물이다. 감자 역시 빈혈에 좋은 식품. 아침에 시간이 없다면 철분이 강화된 시리얼을 먹이는 것도 한 방법.
3. 매끼 단백질 식품을 섭취한다
식사 때마다 고기, 생선, 계란, 두부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한 종류 이상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고기, 생선, 계란은 곡류나 채소보다 철분 흡수가 잘되므로 빠뜨리지 않는다. 여기에 간, 계란 노른자, 조개류, 굴, 멸치, 뱅어포 등 철분이 풍부한 음식도 함께 먹이도록 한다.
4.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인다
채소와 과일에는 비타민C, 엽산, 철분 등이 풍부하다. 녹황색 채소와 김, 미역,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로 반찬을 만들도록 한다. 신선한 과일도 좋지만 건포도 같은 말린 과일도 빈혈 치료에 도움이 된다.
5. 나물을 무칠 때는 깨소금을 반드시 넣는다
참깨, 들깨, 호박씨, 해바리기씨, 잣, 아몬드는 빈혈 치료에 좋다. 아이가 단단한 견과류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나물을 무칠 때 깨소금을 반드시 넣는다거나 가루를 내어 미숫가루처럼 마시게 해도 좋다.
6. 매일 1∼2컵의 우유를 마시게 한다
매일 1∼2컵(200∼400ml)의 우유는 필수. 우유를 싫어하는 아이라면 요구르트(액상, 고형), 치즈, 아이스크림 등을 먹여도 좋다.
7. 철분 보충제는 빈 속에 먹인다
철분제는 식사와 식사 사이 또는 취침 전에 먹인다. 또한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주스와 함께 먹이면 철분 흡수에 도움이 된다.
8. 섬유소가 많이 든 식품을 먹인다
철분보충제를 먹게 되면 철이 장운동을 억제해서 변비가 생기기 쉬우므로 섬유소를 많이 함유한 식품을 먹여야 한다. 야채나 해조류에는 섬유소가 풍부하므로 아이가 좋아하는 국이나 반찬에 넣어준다.
빈혈을 예방하기 위해서 이렇게 하세요
1. 하루 세 끼 규칙적인 식사를 한다
2. 신선한 채소를 많이 섭취한다
채소에는 비타민이 풍부하다. 비타민은 조혈작용에 큰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지나치게 익힐 경우 채소의 비타민이 파괴돼서 영양분이 파괴된다. 살짝만 익히거나 날것으로 먹을 수 있는 오이, 당근, 상추 등의 채소를 자주 먹도록 한다.
3. 소화하기 쉽도록 부드럽게 조리한다
어린아이들은 단단한 음식은 잘 먹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아이들이 먹기 좋도록 무르게 조리하는 법을 사용하도록 한다. 또한 빈혈에 걸리면 소화기능이 떨어지므로 부드러운 조리법이 소화흡수율을 높여준다.
4. 외식을 피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외식은 대체적으로 햄버거나 피자 등 패스트푸드 음식이 대부분. 패스트푸드 음식들은 영양소가 편중되기 쉬우므로 외식을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5. 지나친 운동을 피한다
아이들이 지나치게 움직임이나 활동량이 많은 경우 표현을 잘하지 못해도 피로감을 느끼는 것이 사실. 만성피로는 빈혈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력을 기르게 하고 피로감을 느끼지 않도록 낮잠을 재우거나 지나친 활동을 자제시킬 필요가 있다.
6. 식사 도중이나 직후에 청량음료를 피한다
콜라나 사이다 등 청량음료에는 탄닌이나 인 성분이 들어있어 철분흡수를 방해한다. 식사중 이를 마시면 아무리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어도 빈혈에 걸리기 쉽다.
7. 비빔밥 등 여러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는 식단을 짠다
피를 만들어주거나 철분을 흡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영양소는 단백질, 철분, 비타민 등이다. 식사 때마다 고른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게 식단을 짠다. 부득이 외식을 할 때도 비빔밥이나 백반 등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럴 때는 빈혈을 의심하세요
① 얼굴이 창백해지고 누렇게 들뜨며 윤기가 없어진다.
② 쉽게 피로를 느끼고 심하면 체중이 주는 경우도 있다.
③ 어지러운 증상이 자주 나타나고 두통을 호소하기도 하며,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도 나타난다.
④ 저혈압과 미열이 있으며 심하면 실신하기도 한다.
⑤ 면역기능이 약해져 입안과 목구멍이 잘 헌다.
⑥ 식욕이 부진하고 속이 메슥거리며 변비와 설사가 나타나기도 한다.
⑦ 혀가 미끈거리거나 눈 아래꺼풀이 창백하다.
⑧ 피부나 모발이 건조해진다.
⑨ 손톱이 잘 갈라지고 손톱, 발톱이 평평해지거나 세로로 굵은 선이 생기기도 하고 숟가락 모양처럼 뒤로 젖혀지기도 한다.
⑩ 가슴이 두근거리고 몸이 붓거나 숨이 찬다.
빈혈에 관해 잘못 알려진 상식''''
1. 식품 중 철분이 가장 많은 것은 시금치다.
물론 시금치가 채소 중에서는 우수한 철분 함유식품이지만 더 좋은 식품은 육류, 특히 동물의 간이다. 육류·생선의 철 형태는 헴철의 비율이 높고 흡수가 잘 되므로 동물성 식품을 많이 섭취해야 한다.
2. 우유는 완전식품이고 철분도 다량 함유되어 유아식으로 아주 적당하다.
다른 식품을 제대로 섭취하지 않고 우유를 주로 먹는 편식을 하면 빈혈이 나타난다. 실제로 우유 1ℓ의 철분 함량은 1㎎ 정도로 생후 6개월에서 3세 이하의 1일 철분 요구량 10㎎에 훨씬 못미친다. 따라서 어린이 빈혈을 예방하려면 월령에 맞는 적절한 이유식, 보충식이 필요하다.
(도움말·함소아 한의원, 삼성서울병원(성기웅(소아과), 이홍기(혈액종양내과), 최경업(약제부장) | 여성조선 이선민기자)
2002/07/09 조선일보
출처 : http://www.pediatrics.or.kr/board/viewbody.php?area=&gubun=&code=gr&page=3&number=254&keyfield=&k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