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작은 회사를 좋아하는 이유
인정받고 잘나갔던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작은 회사에 겁없이 들어간 후 14년이 흘렀다.
그동안 3개의 작은 회사를 다녔다.(인수합병이 한번 있었으니 실제는 2개)
지나고 보면 객기에 가까왔던 행동이었지만
작은 기업에서 일해온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첫째, 자유에 대한 즐거움이다.
나는 수 많은 계층구조하에서 눈치보면서 일하고 싶지 않았다.
수 많은 시간을 소진케 하는 관계에 에너지를 쏟고싶지 않았다.
스스로 결정하고, 판단하면서 일을 하고 싶었다.
자유롭게 마음껏 일을 하고 싶었다.
밤을 새기도 하지만 그 다음날은 아무때나 나오고 싶었다.
기업의 규모가 커질 수록 이렇게 살기는 힘들다.
'자유'란 누려본 사람은 그 즐거움과 기쁨을 안다.
둘째는 변화에 대한 즐거움이다.
작은 회사는 큰 회사에 비해 상당히 변화가 빠르다.
사실 피곤한 인생일수 있지만 적절히 활용하면 자신의 능력을 상당히 개발시킬 수 있다.
작은 회사에서는 과거의 관습을 먹고 살기 어렵다.
전문가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변화해야 한다.
이 즐거움 또한 크다.
나는 입사초기 몇년간 배운 알량한 지식과 적당한 관리능력으로 평생 먹고사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 이렇게 살 위험들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세째는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펴 보일 수 있다.
큰 회사에서는 능력있는 사람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드러나더라도 주위사람에 의해 견제받거나 싹이 밟히게 되는 경우가 많다.
빠릿빠릿하고 개혁적인 젊은직원들이 자신의 능력발산을 서서히 포기하며
흐릿해지고 적당히 타협하고 아부하면서 살게되는 경우도 종종있다.
그러나 작은 회사에서는 개개인의 능력과 노력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 진정 노력하는 사람은 금방 보이고 인정받게 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부여받게 된다.
마지막은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다.
기업의 규모가 클 수록 관리자가 되기까지는 한두 분야에 매여있기 쉽다.
그러나 작은 기업에서는 조금만 올라가면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해야 한다.
영업,프리세일, 고객관리, 인사관리, 회계관리...
다양한 경험을 하게 된다.
물론 임금,복지,불안정 등 작은 기업의 단점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러한 이유로 작은 기업을 좋아한다.
4가지 중에 가장 큰 이유를 꼽으라면 주저없이 첫번째이다.
'자유'의 즐거움. 이것이 작은 기업의 가장 큰 매력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이제
우리 회사도 직원수가 400명이 넘어 더 이상 작은 회사가 아니다.
내가 입사할 때만 해도 작은 회사였는데..
회사의 규모가 몇 명에서 몇 십명이 되는 경험을 해보고
몇 십명에서 몇 백명이 되는 경험도 해 보면서 느끼는 것은
그래도 개인적으로는 20-50명 정도 일때가 제일 재미있었다는 것이다.(물론 월급걱정이 없어야겠지만...)
규모가 커질수록 조직화, 규율, 원칙, 시스템화가 필요한 바
사실 '자유'와 '융통성'의 즐거움이 점차 사라져간다.
우리 회사도 예외는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규모가 커지더라도 작은회사의 그 즐거움을 계속 유지해 낼 수는 없을까? 라는 고민을 오늘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