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변호사 비용으로 얼마를 줘야 하나?
정답은 '모른다'입니다. 왜냐하면 변호사시장이라는게 굉장히 폐쇄적이어서 전부 케이스 바이 케이스(case by case)이기 때문입니다. 맡기는 사건마다 변호사의 업무내용이 똑같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건의 난이도, 예상기간이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의뢰인의 형편이 어떤가에 좌우되기도 합니다.
2. 그래도 뭔가 기준이 있지 않을까?
그렇습니다. 변호사 비용도 '법률 서비스'라는 용역에 대한 대가이기 때문에 대략의 기준은 있습니다.
먼저 제일 중요한 기준은 맡기려는 변호사가 서울/수도권에 있는 변호사냐 아니면 지방에 있는 변호사냐입니다. 사실 웃기는 기준이지만, 서울/수도권에 소재하는 변호사와 지방에 있는 변호사에게 지불하는 비용은 차이가 납니다. 민사사건의 경우 서울/수도권은 착수금이 대략 300만원~500만원이고, 지방은 요즘 거의 30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두번째는 사법연수원 출신 신참변호사냐, (법조)경력 있는 변호사냐입니다. 사법연수원을 갓 졸업했거나 졸업한지 대략 5년 이하의 변호사는 높은 수임료를 요구하기가 어렵습니다. 당연한 것이기도 합니다. 법률서비스의 질이 다를테니까요. 법조경력 있는 변호사라면 아무래도 경험에 대한 가격지불분이 있게 마련입니다. 법조경력 있는 변호사 중에서 특히 '전관'이라고 불리우는 변호사들은 그 희소성 때문에 가격이 훨씬 높습니다.
세번째는 사건 그 자체의 경중, 난이도, 기간 등 입니다. 법률적으로 어렵고 방대한 사건, 재판기간이 길 것으로 예상되는 사건은 아무래도 비용이 높아질 것입니다.
3. 변호사 비용은 어떻게 구성되나?
변호사 비용은 대개 [착수금 + 성공보수]로 이루어집니다. 여기에 인지대와 송달료 등 재판비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물론 변호사에 따라서는 인지대와 송달료를 포함해서 부르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변호사 비용(변호사 입장에서 수임료)은 아닙니다. 대형로펌의 경우 착수금보다도 '시간당 보수'를 선호합니다. 즉 [시간당 보수 + 성공보수]입니다.
착수금은 말 그대로 변호사가 당해 사건을 맡아 처리하겠다는 의사표시에 대해 지급하는 돈입니다. 실제로는 그 사건이 종결될 때까지 들어가는 비용을 지급하는 것입니다. 대개 심급별(1심, 2심, 3심)로 사건을 맡기는 것이 관행인데, 예를 들어 착수금을 지불하면 1심판결이 날 때까지는 추가로 지불할 필요가 없습니다. 서울/수도권에서는 민사사건의 경우 대략 500만원선에서 결정된다고 합니다. 물론 이보다 낮게 약정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지방의 경우 300만원선이 일반적입니다. 사건의 난이도를 감안해 가감이 이루어집니다.
성공보수는 민사사건의 경우 '승소금액의 ○%'라는 형식으로 약정을 하는데, 1억원 이하의 사건이라면 대개 승소금액의 5%~10% 사이에서 결정된다고 합니다. 1억원을 넘는 사건은 이보다 좀 낮은 것이 보통입니다. 소송가액이 아주 큰 경우에는 1% 미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기준하에서 사건의 난이도에 따른 조정을 합니다. 만약 사건의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생각되면 성공보수를 조금 더 높이 약정하는 것입니다.
형사사건의 경우 성공보수는 다소 복잡합니다. 수사(경찰/검찰)단계가 있고 재판 단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수사단계에서는 무혐의/기소유예/약식명령(벌금)이라는 처분내용에 따라 달리 약정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구속/불구속 유무가 중요한 사건에서는 별도로 불구속을 성공으로 보고 보수약정을 하는 경우(예컨대, 영장실질심사)가 많습니다. 벌금액수가 중요한 사건이라면 벌금부과액수에 따른 성공보수 약정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재판단계에서는 무죄/벌금/선고유예/집행유예 등으로 나누어 성공보수 약정을 합니다. 실형이 예상되는 경우 실형의 단축에 대한 성공보수 약정도 합니다. 이처럼 형사사건의 경우에는 매우 다양한 성공보수 약정이 가능합니다. 심지어 선거법위반사건처럼 재판에도 불구하고 당해 직책이 계속 유지되는 경우에는 재판을 얼마만큼 길게 끄느냐에 따라 성공보수가 약정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4. 변호사 비용은 어떻게 협상하나?
변호사 비용도 협상 가능합니다. 공정가격이라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시장가격이 있기는 하지만, 원체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자기 사건에 딱 들어맞는 가격이라는 것을 찾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일반인들은 변호사 비용(변호사는 이를 '수임료'라고 부릅니다)을 잘 모르기 때문에 보통은 변호사가 일정한 금액을 제시합니다. 의뢰인 입장에서는 도대체 이게 적정한 금액인지 아닌지 잘 몰라서 고민하게 됩니다. 주변에 물어 보기도 하고, 자신의 재산상황에 비추어 판단하기도 하고...다른 변호사 사무실에서 제시한 금액을 비교하기도 합니다. 앞에서 설명드렸듯이 그 금액이 적정한지에 대해 '정답'은 없습니다. 결국 자신이 판단하고 결정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변호사 비용을 판단할 때는 그 변호사가 '좋은 변호사'인지를 구별하는 법(제 글 '좋은 변호사란' http://defense.tistory.com/10)을 참고하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변호사'라면 일단 적정한 금액을 불렀다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적정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다른 변호사를 찾든지 아니면 협상을 통해 깎는 것을 시도해야 합니다. 뭐 좋은 변호사라고 해서 반드시 적정한 금액을 부르는 것은 아니니까 협상을 굳이 미리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 비용을 깎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변호사는 자존심이 센 직종이라서 비용을 무조건 깎자고 덤벼들면 아예 수임을 하지 않는 수도 있으니까요.
사실 비용협상의 초점은 가격을 깎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이 변호사가 자신의 사건에 정성을 기울여 성실하게 처리하게 할 것인가에 있다고 봅니다. 적절한 착수금과 성공보수 약정을 통해 '동기부여'를 해 주는 것이 변호사로서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자신의 사건에 몰입하게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자신의 재산상황에 맞게 약정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