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트

이번 시간에는 4부작 “코드의 가독성을 찾아서” 그 첫 번째 시간으로 폰트에 대해서 알아볼까 합니다. 폰트는 지난 시간에 알아보았던 Copy & Paste와 같이 컴퓨터에서 널리 사용되고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는 컴퓨터의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요소입니다.

폰트는 컴퓨팅의 가장 기초라고도 할 수 있는 워드 프로세서에서 많이 사용되며 (요즘은 인터넷 서핑 하기로 바뀌었습니다.) 특히 “제목” 등을 꾸미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레포트를 꾸미는데 몇 개의 폰트를 써보셨습니까?

 

예전에는 한글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함께 설치되는 많은 폰트들이 인기였습니다. 한글만 설치하면 갑자기 윈도우에 100여개의 괜찮은 폰트들이 대거 추가 되면서 각종 보고서, 리포트를 이쁘게 꾸밀 수가 있었습니다. 물론 MS워드도 마찬가지였지만요.
 

 

한글 2007의 폰트 미리 보기

 

이러한 폰트들은 해당 워드프로세서를 구입하면 번들로 딸려오는 사실은 유료로 판매되는 폰트들입니다. 혹시 문서의 제목으로 HY견고딕이나 HY헤드라인M을 사용해본 경험은 없으신가요? 여기서 HY란 한양이라는 이름의 이니셜이며 산돌OO, 윤OO 쓰리즈와 마찬가지로 폰트 전문 회사에서 연구하여 출시한 제품입니다. 많은 회사들이 폰트를 계속 연구하고 만들고 출시하고 판매합니다.

이렇게 폰트를 연구하고 또 연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폰트는 단지 문서를 꾸미는 역할을 떠나서 기능도 제각각 입니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서, 문서를 편하게 보기 위해서, 모니터로 보기 좋게 하기 위해서, 인쇄 후의 가독성을 좋게 하기 위해서, 심지어는 인쇄하는데 잉크를 적게 소모하기 위해서도 있습니다.

 

트루타입 비트맵

트루타입(TrueType Font)과 비트맵(BitMap Font)의 차이는 그 글씨를 키워도 곡선이 각지느냐 각지지 않느냐로 쉽게 생각하실 수 있겠습니다. 트루타입은 폰트의 선의 모양이 수식으로 만들어 졌기 때문에 확대하거나 축소해도 그 모양이 깨지지 않습니다.

 

S

 

그러나 비트맵 폰트는 말 그대로 Bit Map 격자 무늬 지도에 Bit 의 점을 찍어서 만든 글꼴이기 때문에 확대를 하면 깨질 수 밖에 없습니다. 선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점을 키우는 것이 되기 때문이죠

 

 

Visual Studio 6.0 시절에 인기있던 Fixedsys font

 

이는 제작 방법 차이에서 출발합니다. 학창 시절에 배운 벡터를 떠올려 보세요 그야말로 수식으로 만들어진 선들의 모임으로 폰트를 만든 것이 트루타입입니다.

 

 

트루타입과 비트맵 폰트 제작방식의 차이

 

비트맵 방식은 확대 시 깨진다는 단점이 있지만 확대를 하지 않는다는 가정아래 장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제작이 쉽고 제작기간이 짧다.
• 완성된 폰트의 용량이 적고, 컴퓨터의 부하도 적게주고 메모리도 덜 차지한다
• 글꼴의 출력/인쇄 속도가 빠르다.
   

 

폰트 전쟁

 

컴퓨터가 얇다고 빵 같은 걸 써나?

 

요즈음에는 컴퓨터 외부의 디자인적인 모습 때문에 맥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예전에는 그야말로 폰트 때문에 맥을 고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90년대 초반 IBM PC의 대부분의 폰트는 비트맵 폰트였습니다. 고 스티브잡스가 폰트의 매력에 빠져 있었고 맥킨토시(Macintosh)에 좋은 서체를 많이 추가한 것은 맥을 인쇄 출반 디자인 업계에서 많이 사용할 수 밖에 없게 만든 원동력 이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Windows 7 부터는 맑은고딕을 기본 폰트로 하여 한글 사용자로 하여금 운영체제 폰트의 가독성을 향상시켜 주었습니다.

 

어느 정도 크게 성장한 기업은 자신만의 폰트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폰트는 기업을 대표하는 얼굴중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큰 기업이라면 이 정도는 기본으로 해줘야지” 라며 잊지 않고 말입니다.

 

SK Telecom 에서 T 의 드림리본(Dream Ribon)을 모티브로 제작하여 무료로 배포하는 뫼비우스 폰트
http://www.tworld.co.kr/html/t/cm8_t_design_exp.html

 

 

KT의 올레체와 현대카드의 유앤아이체

 

한글 폰트의 아쉬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은 자신만의 고유 폰트를 제작하려고 하지만 사실 독자적인 폰트를 갖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외국의 경우 그야말로 알파벳 26자의 디자인만 하면 되지만 한글을 경우 초성 중성 종성의 조화를 고려해서 모든 자음 모음 조합의 11,172 자를 검토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긴 연구기간은 필요함은 물론 수억원의 개발비를 투자해야 기업 고유의 폰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폰트의 새로운 시각, 잉크를 적게 사용하는 에코 폰트

트루타입 폰트에 대해서 알아봤으니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 에코 폰트에 대해서 말씀 드려야겠습니다.

 

네이버 에코 폰트 http://hangeul.naver.com/eco/

 

위의 그림은 “ㄱ” 폰트를 크게 확대한 모양인데 글자 안에 구멍이 뚫려있습니다. 이것은 폰트의 원형이며 잉크젯 프린터로 인쇄한 후에는 구멍이 남지 않습니다. 어떤 원리 일까요?

 

잉크젯 프린터는 잉크가 노즐을 통과하여 종이에 잉크를 분사 시키는 방식인데. 요즘음의 잉크젯 프린터의 노즐은 지름이 무려 1/100mm, 즉 10 마이크로미터 정도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에코폰트의 구멍 공백을 제외한 부분만 딱 맞추어 잉크를 분사 시킬 수 있겠죠? 그런데 종이이 뭍은 잉크는 어느 정도 번지게 되어 있습니다. 이 때 분사 안된 부분까지 잉크가 적절히 채워지기 때문에 분사시킨 잉크의 양은 적게 하면서도 적절한 인쇄물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것이 가능한 것은 잉크젯 프린터의 힘일까요? 폰트의 힘일까요?  

 

 

스마트폰, 이북 전용 폰트

스마트폰, 데스크탑을 포함하여 파워유저라고 한다면 폰트를 변경해본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폰트는 나만의 개성을 표현해 주기도 하고 가독성을 높이기도 합니다. 기본적으로 한국에서 출시된 기기 이외에는 한글 폰트의 가독성을 특별히 많이 신경써서 출시하지 않기 때문에 외산 제품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폰트 변경을 고려합니다.

폰트가 개발될 때 모니터에서 보기 좋은 폰트, 인쇄 후 읽기 좋은 폰트 등을 목적으로 개발됩니다. 전자책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서 한국출판인회의에서는 이북 전용 폰트를 제작하여 배포하였습니다.

 

 

이북의 대중화를 이끈 아마존 킨들(Kindle)

 

 

Ebook 의 디스플레이의 특성을 고려한 폰트라고 한다.
http://www.kopus.org/bus/b81.asp

 

 

키스의 고유 조건은
입술끼리 만나야 하고
특별한 기술은 필요치 않다.        

팬그램. 그리스어로 pan gramma. 모든 글자라는 뜻입니다. 알파벳의 모든 글자를 이용해서 만든 글자라는 것이죠. 제목의 “키스의 고유 조건은 입술끼리 만나야 하고 특별한 기술은 필요치 않다.” 라는 짧은 문장에는 ㄱㄴㄷㄹㅁㅂㅅㅇㅈㅊㅋㅌㅍㅎㅏㅑㅓㅕㅗㅛㅜㅠㅡㅣ 의 기본형 자,모음을 모두 포함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폰트(font)는 키보드로 입력할 수 있는 모든 문자를 표현할 수 있어야만 하고 이러한 것을 테스트 하기 위한 “테스트 문자열” 을 폰트에 내장시킬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운영체제 기본 문자열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폰트정보 안에 테스트 문자열이 없을 경우 운영체제(OS)에서 기본으로 지정한 문자열이 출력되는데 그것으로 유명한 팬그램은 다음과 같다.

 

 

위 그림의 옥의 티를 찾아보세요
http://doodlevision.blogspot.com/2007/08/illustration-friday-alphabet.html

 

The quick fox jumps over the lazy dog. 이 짧은 문장에 26글자의 알파벳 모두가 표현되어 있습니다. 보통 테스트 문자열은 폰트 파일을 더블클릭 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맥에서는 유틸리티의 서체 관리자를 열어보면 됩니다.

 

맥의 서체 관리자

 

Windows 7 의 폰트 Viewer는 한글 팬그램 문자열로 “다람쥐 헌 쳇바퀴에 타고파” 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맥의 서체관리자의 테스트 문자열은 팬그램이 아니군요. 애국가의 일부 소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알파벳에서는 ABCD나 쓰고 있으니 차라리 애국가라도 쓰인 것은 다행입니다.

 

 

윈도우 사용자라면 C:\windows\font 폴더로 이동하여 아무 폰트나 더블클릭 해보세요

 

 

 

 

 

이 팬그램은 자음 16자를 모두 표현 하였지만 일반적으로 한글의 경우 초성과 종성의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종성을 이용한 ㄴ 과 ㅅ 은 정확히 테스트 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한글의 초성과 종성의 자음과 중성의 모음을 모두 각기 테스트를 하는 하나의 문자열을 만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지금까지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폰트의 몇 가지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폰트에 대해서 말씀 드릴 얘기는 너무나도 많은데 모든 것을 다 적을 수는 없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사실 폰트는 그냥 글씨체입니다. 그리고 위에서 알아본 것과 같은 몇 가지 기술적인 요소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인 요소, 무언가를 고려한 요소가 프로그래머를 위한 요소가 있을까요? 프로그래머가 폰트에 대해서 고민할 필요가 있을까요? 다음 시간에는 프로그래머를 위한 폰트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개발자의 폰트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