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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08 22:43

걱정에 사로잡힌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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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유학 도중 아이가 많이 아팠던 적이 있다. '속이 탄다'는 말뜻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하루는 연구실 상사가 아이 상태를 물어보기에 그런 심정을 이야기했다. 평소 따뜻한 성품이니만큼 나를 위로해주리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런데 그는 단호하게 나를 나무랐다. 걱정하는 모습을 아이에게 너무 많이 보이지 말라는 취지였다. 부모가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는 실제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고 받아들이고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면 병은 더 악화되기 십상이다.

걱정은 착각을 일으킨다. 내 딴에는 아이를 위해서 잠 못 자고 마음 졸였으니 마치 많은 일을 한 것처럼 여긴다. 그러나 그런 걱정이 아이가 낫는 데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고 해롭기만 할 수도 있다. 걱정하는 대신, 아이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라도 들려주고 동화책도 읽어주었다면 더 좋았을지 모른다.


정신의학 면에서 볼 때, 현실적인 염려는 건강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건강검진에서 혈압이 높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치자. 그로 인해 자기 건강을 염려하게 되고 운동량을 늘리며 식사 관리를 시작했다면, 걱정은 현실적으로 도움이 된다. 하지만 대안을 찾는 대신 머릿속으로 걱정만 한다면 결과는 반대로 나타난다. "뇌출혈이 와서 반신불수가 되면 어쩌나? 차라리 죽는 게 낫지, 자리보전하고 눕는 것은 싫은데…." 단순히 혈압이 조금 높을 뿐인데 혼자 소설을 쓰며 걱정에 빠져든다.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에 집착하는 것은 마음에 뿌리 깊은 불안이 있기 때문이다. '걱정쟁이'는 늘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세계에 살고 있다. 너무 과거에 얽매이는 것도 인생을 낭비하는 일이지만, 앞날에 대해 비관적인 걱정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인생을 더 괴롭게 만든다. 당신은 어떤가. 당신도 상상 속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그려대는 '걱정쟁이'는 아닌가.



우종민·서울백병원 정신과 의사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05/07/200905070183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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