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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 속 온몸으로 불길 막은 '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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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치솟는 아파트 (부산=연합뉴스) 11일 오후 9시35분께 부산 북구 화명동의 한 아파트 7층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이 화재로 홍모(34·여)씨와 홍씨의 어린 아이 3명이 숨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있다. <<정희주씨 제공>> 2013.12.12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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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 덮친 아파트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의 한 아파트 7층에서 불이 나 어린이 3명을 포함, 일가족 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불이 난 아파트 내부가 대부분 불에 타 새까맣게 그을려 있다. 2013.12.12. wink@yna.co.kr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불길이 덮치는 상황에서도 30대 다둥이 어머니는 어린 두 아이를 살리려 온몸으로 끌어안고 숨진 채 발견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불이 나기 3시간 전 야간 근무를 갔다가 비보를 듣고 달려온 아버지는 아내와 자식의 시신을 보며 오열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11일 오후 10시경 화재 신고로 출동한 소방관에 의해 화재와 연기가 잦아들 무렵 어머니 홍모(34)씨와 한살배기 딸, 여덟 살짜리 아들의 시신은 발코니에서, 아홉 살 큰딸의 시신은 현관문 쪽의 작은 방에서 각각 발견됐다.

홍씨의 시신을 가장 먼저 발견한 소방관은 "거실에서 나오는 불길을 막으려는 듯 등을 돌린 채 온 힘으로 두 아이를 양팔로 감싸고 쓰려져 있었다"며 "'나중에 시신을 분리 하기 힘들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꼭 안은 상태였다"라고 사력을 다해 불길을 막는 홍씨의 모습을 전했다.

발견 당시 홍씨의 시신은 성별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훼손이 심했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에게 가는 불을 막으려고 등을 돌린 채 사력을 다해 버틴 것으로 추정된다.

화재가 났을 무렵 홍씨가 다급한 목소리로 119로 "현관 쪽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신고했을 때는 이미 불이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홍씨도 현관 바로 옆에 있던 큰딸도 미처 구하지 못한 것으로 짐작된다.

화재가 발생하기 3시간 전인 오후 6시께 부산의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남편은 야간근무를 위해 출근했다가 비보를 듣고 달려와 시신을 붙들고 오열해 주위를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들 부부는 조그만 아파트에서 소박하게 가정을 꾸리고 살면서도 주말이면 가족나들이를 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을 정도로 단란했다고 이웃들은 전했다.

해당 아파트 관리원은 "평소에도 이 가족은 늘 밝고 건강한 모습이어서 주위를 기분 좋게 만들었는데…화재 탓에 한순간에 생이별 하게 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고 불과 15분 전, 남편은 회사에서 근무하면서도 아이들의 안부를 묻기 위해 잠시 짬을 내 아내와 마지막 통화를 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또 한 번 숙연하게 했다.

read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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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nate.com/view/20131212n01745&mid=n0809&cid=49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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