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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19 18:41

대필, 윤문, 교열, 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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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신문 보니 두어 군데서 한 아무개 대필 의혹을 짚었더라. 대필을 했다고 주장하는 지 아무개가 고백했다는 건데, 팩트만 보면, 한 아무개가 엉망으로 써온 초고를 출판사인 샘터에서 지 아무개에게 의뢰해 기획의도에 맞게 재구성하고 일부는 한 아무개 아이디어가 아님에도 책에 썼다는 것.

이렇게 보면 이건 대필이라기보다 윤문이다. 물론 윤문한 사람 입장에서는 다시 쓰다시피 했으니 ‘대필’이라고 주장할 근거도 충분하다. 감정과 사상과 글발을 계량화할 방법이 없으니 그렇다.  



 

우선 고백부터 하자.


 

필자는 지금까지 10여권 이상을 대필했고, 30여권 이상을 윤문했다. 정확한 권수가 기억나지 않고, 대필한 책도 윤문한 책도 제목을 다 기억하지 못한다(무명작가의 눈물의 밥벌이라고 여겨 주시라).


 

필자가 대필한 책의 저자는 유명 변호사도 있고, 전 국회의원도 있으며, 유명짜 대학교수, 시민운동계의 대부쯤으로 존경받는 분도 있다(젠장 늘어놓고 보니 떼돈 번 줄 알겠다).

필자가 윤문한 책의 저자도 유명 소설가, 시인에 온갖 전문직 사회지도층이 있다. 헤아리는 게 무의미하다.



 

대필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어느 의사의 ‘자전에세이’ 경우를 보자. 출판사의 소개로 만나 후 시간을 정해놓고 만나서 취재 및 인터뷰를 통해 인간성을 파악하고, 쓰고 싶은 내용이 뭔지 취재하고 밀착인터뷰로 생각을 듣는다. 보통 한번에 5시간 이상, 10~15회 정도의 만남을 갖는다. 밥과 술을 자주 같이 하고 가능하면 사우나도 같이 간다.


 

이렇게 저자의 생각과 의도를 파악한 후 초교를 집필, 다시 저자에게 간다. 글 한 줄 못 써서 부탁한 주제에 이때부터는 온갖 트집과 수정 요구로 저자와 대필자는 웬수가 된다. 그러나 어쩌는가. 대(집)필자가 저자를 설득하지 못하면 저자가 원하는 대로 갈 수 밖에 없다. 여기에 출판사까지 끼어들어 왈가왈부하면 하루에도 열두 번씩 때려 치려다가 벌써 받아먹고 똥된 원고료 생각에 속울음만 삼킨다.


 

정리하면 대필은 ‘대신 썼지만 철저하게 저자의 감정과 사상’으로 나온 것이다. 여기에 대필자에게 무슨 권리가 남아 있겠는가. 



 

윤문은 뭐냐?


 


저자가 완성한 원고는 있는데 뭔가 부족할 때 윤문이 필요하다. 다듬어 고치는 것이 윤문이다. 이때는 저자의 초고로 이미 저자의 감정과 사상을 알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저자를 만나는 귀찮은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만나봐야 잘난 체에 요구만 많아지거나, 혹은 내 원고는 매우 훌륭하니 절대 고치지 말라는 잔소리나 듣기 십상이다. 암튼 원고를 문장이든 내용이든 대수술을 하되 저자의 원고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 윤문이다. 기획자, 편집자라면 윤문 정도는 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다.



 

교열은? 교정은?


 

원고를 검열해서 고친다는 말이지만 주로 교정과 붙어 다닌다. 교정이 단순한 오탈자나 문법적 오류를 잡아내는 일이라면 교열은 문장구조까지 손보는 일이다. 물론 내용의 오류를 잡아내는 일도 교열에 속한다. 기획자나 편집자는 반드시 능수능란하게 해내야 한다.



 

이렇게 보면 교열, 교정은 편집자의 영역이고, 윤문과 대필은 작가의 영역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작가의 기준은 또 뭐냐?


 

요즘 ‘작가’라는 프로페셔널한 직업의 금이 참 떨어졌다. 누구나 작가연 하기 때문이다. 하나씩 짚어보자.



고전적 의미의 작가는


 

우리가 교과서에 보고배운 것처럼 시인, 소설가들이 작가이다. 훌륭하거나 훌륭하지 않거나 제대로 창작활동을 하는 예술가를 작가라고 한다. 매우 창조적인 사람들, 즉 예술가들이다.



 

방송작가. 구성작가는


 


방송 프로그램의 구성을 짜는 사람들을 구성작가라고 하더라. 드라마를 집필하는 사람들은 방송작가로 불린다.  요즘은 종이책 만드는 출판 쪽에도 구성작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글작가는

어린이 책 쪽에서 요즘 나오기 시작한 모양인데 애니메이션이 주가 되는 그림책에 글로 살을 붙이는 작가를 가리키는 모양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 용어를 이해하기 힘들다.



 

그림작가는

종이 책에 그림 그리는 사람을 그림작가로 부르기도 하더라. 잘 모르겠다.



 

스토리작가, 스토리텔링, 스토리텔러

만화대본 쓰는 사람을 스토리작가로 부르는 줄 알고 있는데 요즘은 경제경영 쪽 이야기에 스토리를 만들어 붙이는 전문가가 생긴 모양이다. 소위 ‘우화형 자기계발서’ 류의 책을 쓰는 사람들을 그렇게 부르는 모양이다. 한때의 유행일 듯.



 

암튼 이 중에 윤문과 대필을 전문으로 하는 그룹이 생겨났는데 전통적 의미의 작가들도 일부 참여하지만, 글쓰기 훈련을 받은 잡지 기자출신 혹은 기획집필 집단 등에서 그런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이 그룹의 특징은 창조, 창작활동보다 글재주를 뽐낸다는 것이다. 게다가 요즘 전 국민이 저자가 되는 세상이다 보니 이런 수요가 엄청 늘어났다.  



 

그런데 이 긴 글은 왜 쓰고 있더라?

아하. 생각났다. 대필의혹 같은 거 기사 안 된다. 쓰지 마시라.
대리번역과 대필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다. 문제는 대필자를 밝혔느냐일 뿐이다. 앞으로 밝히자. 밝히겠다(다 그렇게 하시겠지.^^).
별 것도 아닌 사안을 침소봉대하는 거야 언론의 버릇이지만, 또 설사 문제가 있더라도 출판계 내부에 얼마든지 자정능력이 있다는 얘기다. 책은 안 팔려 다 죽을 맛인데 독서진흥 운동이나 해 주시라는 거다. 혹 뒤져보시려면 노무현, 김근태, 정동영, 이명박, 박근혜, 손학규 같은 거물들이 저자로 나온 책의 집필과정이 어떤지나 파헤쳐주시라. 그 냥반들 흔들어보는 거야 스트레스도 풀리고 재미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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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 썼다고 기자가 전화할까?
"대필한 책 저자좀 알려주세요."  흐~ 
그럴 시간 있으면 필자가 만든 책 홍보나 해주시라. 대국민 독서진흥운동 차원에서.

 

출처 : http://blog.ohmynews.com/hobak/133815

 

- 후배 편집자에게 보내는 편지

 

출판에서 자주 쓰는 말인데 ‘교정’과 ‘교열’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교정’은 잘못된 것, 즉 띄어쓰기나 맞춤법이 틀린 것을 수정하는 것이고, ‘교열’은 내용 중에서 오류가 있는 것을 바로잡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으시시하다’처럼 틀린 맞춤법을 ‘으스스하다’로 옳게 고치는 것은 ‘교정’이고, ‘한국의 성씨는 약 330여 개다.’처럼 틀린 내용을 ‘한국의 성씨는 약 280여 개다.’로 고치는 것은 ‘교열’입니다. 교정은 맞춤법을 꿰고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단순한 것이지만, 교열은 저자만큼의 지식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좀 더 깊이 있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죠.

 

또, ‘윤문’이라는 것도 있지요. 윤문은 말 그대로 ‘문장(文)’을 ‘윤(潤)’이 나게 다듬는 일입니다. ‘윤색’이라는 용어도 씁니다. 이 또한 ‘교열’과 헷갈리기 쉬운데, 앞뒤가 맞지 않는 문장, 주술 호응이 되지 않는 문장 등을 고치는 것은 ‘교열’의 범위이고, 어색한 문장, 무미건조한 문장을 새롭게 쓰는 것은 윤문의 범주에 속합니다. 이때의 ‘潤’은 ‘윤택할 윤’ 자이기도 하지만, ‘부드러울 윤’ 자이기도 합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는가는 윤문자의 몫이 될 테지요.

 

윤문은 그야말로 ‘잘해야 본전’입니다. 글이라는 것이 보는 사람의 관점에 따라 호불호가 달라지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남의 글을 손대는 일이 마뜩잖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 과정이 어쩐지 저자의 손길이 아니라, 고치는 자의 손때처럼 여겨져 마음이 불편한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얼마 전 출판계에서 대필과 윤문 문제로 시끄러웠던 것을 알고 계실 테지요. 어떤 저자의 글이 너무 좋아 집필을 맡겼더니 비문과 오문으로 도무지 책이 되지 않아 고민한다는 이야기도 심심찮게 들리고, 시중에 나온 책 중 몇몇은 윤문자의 손이 아니었더라면 출판조차 되지 못했을 거라는 흉흉한 소문도 듣게 됩니다. 실례로, 좋게 봤던 저자의 글이 사실은 윤문 전문 회사의 ‘작품’이었더라는 사실 앞에서 망연자실하기도 합니다.

 

글을 쓴다는 일은 무엇일까요? 그 글을 책으로 만들어내는 편집자의 역할은 또 무엇일까요? 후배 여러분 중에는 출판계에 들어온 후에 알게 된 이러저러한 내막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원래 이 바닥이 그렇지 뭐’ 하고 체념한 사람도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좋은 필자는 구중산골 도처에 숨어 있고, 옥석 같은 글이 길을 찾지 못해 심연에 묻힌 채 그 빛을 찾아 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기도 합니다.

 

그 길의 앞에 서서 등불을 들고 가는 사람이 편집자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편집자를 ‘디렉터’나 ‘피디’라는 말로 바꿔 부르는 출판사가 많이 늘어났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로 치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입장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편집자 이름 앞에 ‘책임 편집’이라는 말을 붙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편집자가 해야 할 몫과 책임도 함께 커졌다는 의미일 겁니다.

 

회사의 방침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만드는 책도 있고, 야심차게 기획했지만 여러 이유로 고만고만한 책이 되기도 합니다. 그래도 우리는 늘 꿈꿉니다. 내가 만든 책이 헛된 낭비가 아니기를, 내가 만든 책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기를, 내가 만든 책이 누군가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를…….

 

참 어려운 일이지요. 그래서 재미있잖습니까? 평생 단 한 권이라도 좋으니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책을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그 행복을 꿈꾸며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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