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도서출판 그린비입니다.
지난번에 포스팅했던 맞춤법에 대한 글의 반응이 의외로 좋아서(물론 혼자 생각입니다만! ㅡㅡ;;) 이번에는 띄어쓰기의 원칙에 관한 글을 한번 써볼까 합니다.
혹시, 지난번에 말씀드렸던 한글맞춤법에 대한 문교부 고시의 '총칙'이 기억나시나요?
>> 참고 : 맞춤법을 틀리기 쉬운 글자들
총칙에 보면 띄어쓰기의 원칙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문장의 각 단어는 띄어 씀을 원칙으로 한다."
아... 역시나 깔끔한 원칙입니다.
그러나, 원칙은 원칙일 뿐. 현실은 아비규환(?)의 도가니탕입니다!
사실 위의 띄어쓰기 원칙은 한가지 중요한 결함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제가 아는 것이 부족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대체 '단어'란 것이 어떤 것인지를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는 규칙이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우선 '단어'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그것들을 띄어 쓸 텐데 말이죠. 물론 '단어'가 뭔지 안다고 해서 띄어쓰기가 갑자기 쉬워지지는 않습니다. 원칙을 벗어나는 온갖 예외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말이죠. ^^;

이상의 시, 「건축무한육면각체」
그나저나 '띄어쓰기'를 왜 할까요? 이건 별로 어려운 질문이 아닙니다.
당장제가띄어쓰기를하나도하지않고글을쓴다면어떻게될까요?저위에있는이상의시처럼이렇게띄어쓰기하나없이글을쓴다면... 갑갑하죠? ^^*
맞춤법이란 것은 말을 글자로 옮겼을 때, 쓴 사람의 의도를 읽는 사람에게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입니다. 우리가 말을 할 때 사용하는 다른 언어(몸짓,표정,상황)를 글에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말이 글로 적히는 규칙'을 만들어서 서로의 의사전달을 돕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띄어쓰기를 하는 이유는, 글을 읽는 사람이 가장 편안하게 그리고 뜻을 오해하지 않고 읽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띄어쓰기를 잘하는-글로 의사전달을 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제가 지난번에도 말씀드렸듯이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는 역시나 제 개인적인 생각이고, 그린비의 공식적인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
오늘은 그린비에서 적용하고 있는 띄어쓰기 원칙에 대해서 알려드릴까 합니다.
(띄어쓰기의 경우는 특히나 쓰는 사람에 따라서 그 적용이 많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그린비에서 적용하고 있는'이라고 했습니다)
<단어를 붙여 쓰는 경우>
(꼭 붙여 써야 하는 항목도 있고, 띄어 쓸 수도 있고 붙여 쓸 수도 있으나 붙여 쓰는 것을 선택한 항목도 있습니다)
1. 체언이나 부사에 붙는 조사
예 : 나대로, 너만큼, 우리들뿐, 꽃같이, 그들처럼, 그밖에
2. 조사가 둘 이상 겹칠 때
예 : ~에서처럼, ~부터입니다.
3. 조사가 어미에 붙는 경우
예 : ~하기는커녕, ~합니다그려
4. 용언의 어미나 어미처럼 굳어버린 숙어
예 : 너이기에망정이지, 보다시피, 하면 할수록, 할지언정
5. 분류학상의 동식물명
예 : 사가도귤빛부전나비, 암끝검은표범나비, 푸른누룩곰팡이
6. 한 부분의 자립성이 희박해 굳어 버린 말, 본동사와 어울려 한 동작을 나타내는 복합어 등
예 : 걸어가가, 끌려오다, 뛰어들다, 거두어들이다, 뛰어나가다, 흘러내리다, 끌어당기다, 쥐어뜯다, 가려먹다, 둘러싸다, 뛰어오르다, 끌어올리다, 뒤집어쓰다, 내주다, 휘어잡다, 불같다, 불꽃같다
7. 접두사나 접미사
~주의 - 민주주의, 낭만주의
명사나 부사 뒤의 '하다' - 결행하다, 되풀이하다, 황량하다, 물렁물렁하다, 반듯하다
'하다'가 붙을 수 있는 명사 뒤 '시키다', '되다' - 봉병당하다, 오해받다
명사+접미사 '화' 뒤의 명사 - 대중화하다, 대중화시키다, 대중화되다
예외 1) 중간에 조사가 오는 경우 - 결정을 하다
예외 2) 앞에 꾸미는 말이 오는 경우 - 재미있는 말 하시오, 좋은 일 했구나, 남의 이야기 하기는 쉽다
8. 숫자 앞의 '몇', '수'
예 : 몇백 년, 수천 개
9. 단음절로 된 단어나 단음절로 중첩된 단어
예 : 이집 저집, 좀더, 그날, 이날, 저날, 그때, 이때, 그곳, 이곳, 저곳
예외 : 그 해, 그 중
10. 기타
첫번째, 두번째, 우리나라, 마음속, 가슴속
<띄어 쓰는 경우>
1. 의존명사
예 : 아는 대로, 먹을 만큼, 웃을 뿐이다. 한 마리, 한 대, 아는 것, 할 수 있다. 사흘 만에
2. 두 말을 이어 주거나 열거할 때
예 : 국장 겸 과장, 열 내지 스물, 청군 대 백군, 및, 등지, 등등
3. 접미사 '여' 다음
예 : 10여 일간, 40여 초간
4. 수를 적을 때에는 만 단위로 띄어 쓴다.
예 : 12억 1234만 7890초
예외 : 금액을 적을 때는 사고 방지를 위해 모두 붙인다.
5. 이름 뒤의 호칭어나 보통명사
예 : 박철수 씨, 안중근 의사, 한용운 스님, 김경문 선생, 강동희 선수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특별히 주의해야 할 띄어쓰기 규칙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