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4-06-05 07:47
![]() |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고 결혼을 늦추면서까지 자기 일을 갖고 취미를 즐기는 여성이 늘어나면서 여성들의 평균 출산 연령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13년 출생·사망 통계 잠정치’에 따르면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가 1.19명으로 2012년도에 비해 0.11명이 줄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대 후반(25~29세)과 30대 초반(30~34세) 출산율이 많이 감소했지만 30대 후반(35~39세) 연령대의 경우 오히려 0.5명이 증가했다. 30대 후반의 출산율이 증가함에 따라 고령산모도 늘어 전체 산모 다섯 명 중 한 명이 35세 이상의 고령산모였다.
최근 ‘고령 임신’이 늘어난 배경에는 꼭 ‘늦은 결혼’만이 원인은 아니다. 경제적인 문제나 맞벌이 등으로 인한 육아부담으로 한 자녀만 두었던 40대 초중반의 부모들이 뒤늦게 ‘늦둥이’를 원하는 비율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늦은 임신과 출산’은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 젊은 부부들보다 경제적인 안정을 이뤄 아이를 키우는데있어 정서적 안정 및 편안한 환경을 조성해줄 수 있고 또한 아이에 대한 간절함이 깊어 아이에게 충분한 애정과 관심을 쏟을 수 있다.
![]() |
자연분만율이나 임신부 합병증의 위험도가 높아 임신 중 받아야할 검사가 조금 더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평소 건강관리에 신경 쓰고 계획 임신으로 아이를 기다린다면 얼마든지 건강한 출산이 가능하다.
▶ 지난해 산모 5명 중 1명이 35세이상 ‘고령산모’
의학적으로 임신 횟수에 상관없이 임산부가 만 35세가 넘으면 ‘고령임신’으로 본다. 만 35세 이상의 여성은 30세 이하의 여성에 비해 자궁 착상률이 절반 이상 떨어지고 유산율도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40대 임신부는 20대 임신부보다 자연유산 가능성이 2~4배 증가하며 자연유산의 60%는 난자의 노화에 인한 염색체 이상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난자의 노화는 자연유산뿐만 아니라 ‘다운증후군’과 같은 염색체 이상에 인한 선천성 기형아 발생 위험률도 증가시킨다. 다운증후군의 위험도는 30대 중반부터 증가하여 40대가 지나면 급속히 증가하게 된다. 다운증후군 기형아검사는 최근 급속히 발전되어 임신11~13주에 초음파로 측정하는 태아의 목 뒷덜미 검사와 산모혈액검사로 70-85%의 다운증후군 임신을 선별할 수 있다. 이러한 선별검사에 이상이 보이거나 산모의 나이가 40세 이상인 경우에는 다운증후군 확진 검사인 융모막검사나 양수검사를 받아야 한다.
▶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조심해야
![]() |
고령산모는 ‘임신중독증’에 걸릴 위험도 크다. 임신중독증은 고령산모가 일반 산모보다 약 4배 가까이 그 위험성이 높은데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고혈압성질환이 동반될 가능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임신중독증은 조산의 확률과 태아 및 임신부 합병증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태반이 자궁에서 떨어져 나오는 ‘태반조기박리’는 태아뿐만 아니라 산모의 생명에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태반조기박리는 명확한 원인과 증상이 없어서 심한 복통과 과도한 질 출혈이 생기면 빨리 병원을 찾아 처치를 받아야 한다.
전치태반(태반이 자궁 출구에 매우 근접)도 태반조기박리와 마찬가지로 질 출혈이 있지만, 복통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임신 중 출혈은 어떤 질병이든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외에도 고령산모는 ‘임신성 당뇨’의 위험도 커지는데, 임신 중 자신의 혈당 조절을 잘 안하는 경우 태아의 심장기형을 포함한 선천성기형, 자궁 내 태아 사망 및 거대아 출산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또한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인은 임신성 당뇨의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모든 임신부에서 임신 24~28주에 당 부하 검사를 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검사 결과 당 수치가 정상범위 이상이면 운동과 식이요법 그리고 약물치료를 병행하게 된다.
▶ 만성질환 있다면 반드시 몸상태 체크하고 임신계획 세워야, 남편도 ‘고령임신’에 관한 주의사항 챙겨야
![]() |
고령산모는 임신 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먼저 산부인과병원에서 산전 진찰을 통해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히 알고 전문의와 함께 임신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당뇨나 고혈압의 만성질환이 있다면 임신 전 적극적인 치료를 해야 하며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자신에게 맞는 정상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편도 병원을 방문할 때 함께해 전문의의 상담을 받고 필요한 지식을 갖추도록 대비하는 것이 좋다. 대개의 경우 산모가 고령이면 남편 또한 고령이기 때문에 임신 준비를 아내에게만 맡기지 말고 남편도 자신의 몸 상태를 점검하고 관리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 불임 관련 검사에도 적극적으로 임해 임신을 함께 준비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산모는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는 고위험 임신에 대비해 임신 전·후 정기적인 검진을 꼭 받아야 한다.
/kt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