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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인 조문 답례 인사장

by JaeSoo posted Nov 2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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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한 통이 들어 왔습니다.


가까운 이웃이자 직장의 예전 상사였던 분의 모친께서 돌아가셔서


지난 주 문상을 다녀왔었는데...


답례 차원의 인사 메일이었습니다.


 


먼 길에도 후의를 베풀어주셔서 고맙다는 식의 의례적이고 뻔한 내용이 아니라


한 줄 한 줄 돌아가신 어머님에 대한 사랑과


찾아준 이에 대한 배려의 마음이 우러납니다.


 


감동을 주는 진심어린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일까요.


입에 발린 칭찬, 감사, 사죄에 너무나 익숙해진 탓에


평소 우리의 말과 글은 '울림'이 없습니다.


 


짤막한 조문 답례 메일이 진심을 담는 커뮤니케이션을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아래: 이메일 내용 전문)


 


 


신진호 차장께,

삼가 人事 드립니다.

지난 2월 3일 저희 어머님 상을 당하였을 때
바쁘신 와중에도 각별하신 조위와 후의를 베풀어 주신 데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저희 어머니는 당년 76세로 췌장암이 발견되어
방사선치료와 항암치료를 하시던 중 폐렴과 신부전증이 발생하여
중환자실에 두 달간 계시다가 돌아가셨습니다.
비록 중환자실에 계셨지만, 모든 지표가 호전되고 있었기 때문에
안심하고 있다가 갑자기 돌아가시어 마음이 더욱 애통합니다.

배가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되실 때
(특히 가족에 암환자가 있으신 경우는)
일반 건강검진, 위 및 대장 내시경으로는 부족하니
반드시 췌장 CT를 찍어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저희 어머님은 서울사범대학 부속초등학교, 무학중 , 무학여고,
서울대학교를 나오신 신식 여성이셨지만,
남편을 따라 시골에 내려가서
저희 아버지의 거듭된 사업 실패를 딛고
저희와 삼춘 들을 키워주신 의지의 여성이셨습니다.

그럼에도 일흔이 넘으신 연세에 운전을 하시고
복지관에서 영어와 사교춤을 배우시며,
해외 여행과 운동을 좋아하셨던 멋쟁이 여성이시기도 했습니다.

이제 많은 아쉬움이 있지만
어머님을 내장산 입구 양지바른 선산에 모셨습니다.
어머님께서 생명수 머금은 포근한 대지의 품에서
평화로운 안식을 찾으셨으리라 믿고
마음의 안도를 하고 있습니다.

장례를 무사히 마치게 도와주신 데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마땅히 직접 찾아 뵙고 인사를 드리는 것이 도리인 줄 아오나,
우선 글로써 감사의 말씀을 드리오니
넓으신 마음으로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비서가 없어서 이메일 인사도 양해해주십시요.

건강한 가정에 행운이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2009년 2월 10일

OOO 드림



출처 : http://blog.naver.com/easypr/130042329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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