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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인터넷으로 뉴스를 보는데 “’예비신랑 실종사건’ 피고인에 징역 15년”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눈에 들어온다. 기사를 읽어보니 제목과 내용이 맞지 않다.

“수원지검 OOO 검사는 8일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을 감금・폭행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로 구속기소된 피고인 OOO씨에 대한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둘 중 하나다. 낚였거나 아니면 기자가 착오를 일으켰거나. 이 기사를 보고 피고인에게 징역 15년형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댓글 중에도 형이 세다느니 약하다느니 하는 의견도 있었다.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구형(求刑)은 말 그대로 풀이하면 ‘형을 요구한다’는 뜻일 뿐이다. 구형의 정확한 의미를 알려면 수사와 재판 절차를 이해할 필요가 있겠다.


 

피고와 피고인, 피의자는 또 어떻게 다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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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에 알아둘 게 있다. 일반인뿐 아니라 기자들도 혼동해서 쓰는 단어중에 ‘피고인’와 ‘피고’가 있다. ‘피의자’와는 또 어떻게 다를까. 작년 말 모 제과점 식빵에서 쥐가 나왔다는 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인근 제과점 주인 A씨가 자작극을 벌였을지 모른다는 의심을 했다. 그는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처럼 수사기관에서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사람을 피의자’라고 한다.

수사기관은 얼마 뒤 A씨가 경쟁 업체를 비방할 목적으로 직접 쥐를 넣은 밤식빵을 인터넷사이트에 올린 혐의로 A씨를 기소한다. 피의자가 수사기관에서 재판에 넘겨지면 피고인이 된다. 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는 것을 기소(공소제기)라고 한다. 기소는 현행법상 검사의 고유 권한이다. A씨는 현재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정리하자면 죄를 저지른(혹은 저질렀다는 의심을 받은) 사람이 수사단계에서는 피의자가, 재판 단계에서는 피고인이 되는 것이다.


 

이와 달리 피고’는 민사사건에서 쓰이는 말이다. 원고에 대비되는 개념이다. 형사사건에서 재판의 당사자가 검사와 피고인이라면 민사사건에서는 원고와 피고가 있다. 민사소송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원고)이 법원에 소장이라는 서류를 내면서 시작된다. 따라서 민사재판은 원고가 낸 소장에 대한 법원의 판단인 셈이다. 민사사건은 누구나 원고가 될 수 있다. 또 소송을 당하면 누구나(심지어는 국가도) 피고가 될 수 있으니 피고라는 말을 듣고 불안해 하거나 불쾌하게 여길 이유는 없다.


 

구형은 판사에게 형을 구하는 검사의 의견에 불과

다시 구형에 대해 알아보자. 피의자의 신분으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은 사람에게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면 검사는 기소를 한다. 기소된 이후에는 검사와 피고인은 양쪽 당사자가 되고 모든 판단은 법원이 내린다. 짧게는 1-2개월, 길게는 1-2년의 재판이 끝나면 법원은 드디어 판결을 내린다. 판결 직전(보통 1 ,2주전) 재판장은 법정에서 검사와 피고인(변호인)에게 마지막 진술을 할 기회를 준다. 이때 검사는 “피고인을 징역 15년에 처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식으로 의견을 밝히는데 이것이 바로 구형이다.


 

구형은 피고인이 받아야 할 적당한 형이 어떤 건지 검사가 의견을 밝힌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판사는 구형을 참고할뿐 그에 따라야 할 의무는 없다. 법이 정한 범위 안에서 형을 내리면 된다. 법률에서 어떤 범죄가 어떤 형인지 적어놓은 것이 법정형이다. 예를 들어 절도죄의 법정형은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판사는 법정형을 기준으로 피고인의 범행동기나 범행후 정황, 지능과 환경 등과 법에서 정하는 감경・가중 사유를 참작하여 형을 내린다. 이것을 선고형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검사의 구형은 판사의 선고형보다 형량이 세다. 예를 들어 검사가 징역 5년을 구형했다면 판사는 그보다 낮은 징역 2년을 선고하거나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붙이는 식이 된다. 검사는 피고인의 죄를 밝혀야 하는 자리에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심판자인 판사보다는 형이 셀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항상 선고형이 구형보다 낮은 것은 아니다. 2004년 서울남부지법은  도박현장이나 약점이 있는 사무실을 찾아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상습적으로 돈을 뜯어내거나 행패를 부린 피고인에게 징역 10년 9월의 중형을 선고한 적이 있다. 이때 검찰의 구형이 징역 5년이었으니 그보다 2배가 넘는 셈이다. 법원은 적어도 이 사건에서는, 검찰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피고인의 죄질이 무겁다고 판단했다는 말이다.  


 

헌법상 무죄 추정의 원칙 언론부터 지키자

검찰의 구형과는 달리 무죄가 선고되는 경우도 있다. 한국방송공사의 사장이었던 정연주씨는 업무상 배임죄로 기소된 적이 있다. 검찰은 그가 KBS 사장 시절 국세청과의 조세소송에서 승소할 수 있었는데도 법원의 조정에 응함으로써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1심과 2심 법원은 “법원의 조정안을 수용한 것을 배임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의 징역형 구형에 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사건은 검찰과 법원의 유무죄 판단이 항상 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실형이란 말이 있다. 이는 실제로 집행되는 형벌을 말한다. 판결을 선고할 때 판사가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는 말만 했다면 이건 실형이다. 이때 판사가 구속영장을 발부한다면 법정에서 바로 구속된다. 판결 뒤에 집행유예가 붙어있다면 실제 감옥살이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형이 아니라고 이해하면 된다.        


 

언론에서는 구형과 선고형을 구분하지 않고 보도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언론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수사기관의 발표를 진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실제 재판에서 무죄를 받더라도 이미 여론에선 유죄로 단죄받는 현상도 일어난다. 검찰의 기소가 전부 유죄판결을 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헌법상 무죄 추정의 원칙은 언론이나 인터넷에서도 지켜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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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임] 이 글은 제가 쓴 책 <생활법률상식사전>(위즈덤하우스)을 일부 참고하였습니다.

 

출처 : http://blog.ohmynews.com/jundorapa/2765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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